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나의 술집 창업 도전기. 창업 준비부터 운영, 위기 극복까지 ‘골목대장’이 되기까지의 현실적인 이야기와 생생한 경험을 풀어봅니다.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진짜 조언!
들어가며: 왜 하필 ‘술집’이었을까?
“아니, 요즘 술집이 얼마나 많은데 거길 왜 하냐고!”
이 말, 내가 창업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술집을 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있고, 기분이 풀리고, 가끔은 울기도 하는 그 공간이 좋았다.
그리고 나도 그런 공간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
솔직히 처음엔 ‘로망’이었다.
하지만 로망만으로는 골목대장이 될 수 없다는 걸,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뼈저리게 느꼈다.
이 글은 그 과정을 차곡차곡 써 내려간 일기이자, 누군가의 창업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진심 어린 기록이다.
내 가게의 첫 페이지: 아이디어에서 현실까지
맥주 좋아한다고 다 술집 차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나 맥주 좋아해!” 이거 하나로 가게를 열면 안 된다는 걸, 나는 두 달 만에 깨달았다.
술을 좋아하는 것과 술집을 운영하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맥주 종류도 공부해야 했고, 손님 성향도 파악해야 했다.
심지어 술이 너무 맛있으면 오히려 회전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상권 분석? 그게 뭔데 먹는 건가요?
처음엔 그냥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하나 차리자’는 생각이었지만,
점점 알아보면서 상권 분석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다.
유동인구, 주거지 비율, 경쟁 가게 수, 상가 임대료, 심지어 지나가는 사람의 연령대까지…
나는 그때부터 동네의 숨은 인구통계학자가 되어 있었다.
컨셉이 반이다: 손님이 나를 기억하는 방법
‘감성 술집’이 넘쳐나는 시대에 나만의 색 찾기
요즘은 벽에 조명만 달아놔도 ‘감성’이란다.
하지만 그런 겉치레는 금방 들통난다.
나는 컨셉을 ‘기억에 남는 대화가 있는 술집’으로 정했다.
혼자 와도, 둘이 와도, 넷이 와도 편하게 수다 떨다 갈 수 있는 분위기.
그래서 메뉴판에 술 이름보다 ‘술에 얽힌 이야기’를 더 크게 적었다.
인테리어에 영혼 갈기기
인테리어 업체한테 맡기면 편하지만, 내 색이 안 나온다.
그래서 나는 직접 조명도 고르고, 벽지도 발랐다.
도중에 친구들한테 “이럴 거면 그냥 인테리어 업자가 낫겠다”는 소리도 들었지만,
결국 내가 만들고 싶은 공간을 만들었다.
메뉴 개발, 진짜 전쟁이 시작된다
요리는 사랑이 아니라 과학이었다
내가 만든 안주를 친구들한테 줬더니 반응은 이랬다.
“맛은 있는데, 이걸 돈 주고 사먹을까?”
여기서 깨달았다. 술안주는 ‘가성비 + 맛 + 속도’가 다다.
주방 동선도 바꾸고, 메뉴도 줄이고, 조리 시간을 다 재봤다.
그러면서 가장 인기 있었던 메뉴가 바로 ‘오징어 마늘볶음’이었다.
이건 진짜 손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로컬 푸드에 진심을 담다
동네 시장에서 식자재를 구하니, 손님들이 더 애정을 가졌다.
특히 단골 어르신들이 “우리 딸도 데려와야겠다”는 말을 할 때,
이게 진짜 로컬 장사의 매력이구나 싶었다.
오픈 D-Day: 눈 뜨자마자 위기
첫 손님이 안 온 날의 공허함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오픈 날인데 손님이 3명. 그것도 친구들.
SNS 홍보도 했고, 전단지도 돌렸는데, 아무도 안 왔다.
마음이 무너졌다.
하지만 며칠 지나서 조금씩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초반 운영, 망한 줄 알았던 일주일
냉장고는 고장나고, 맥주 기계는 말썽이고,
주방 알바는 갑자기 안 나오고…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넘기면서, ‘내가 사장’이라는 자각이 들었다.
누구 탓도 할 수 없고, 내가 해결해야 했다.
손님과의 거리, 1cm에서 10m까지
친해지면 편하고, 너무 친해지면 피곤하다
처음엔 손님들이랑 무조건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 다 들어주고, 같이 술도 한잔하고…
근데 나중엔 그게 피로로 돌아오더라.
선은 지키되, 정은 놓지 않는 게 제일 어렵고도 중요한 기술이었다.
리뷰에 일희일비하지 않기까지
리뷰 하나에 기분이 하루 왔다 갔다 하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알바가 불친절함” 같은 말 보면 너무 속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리뷰도 하나의 ‘데이터’로 보이기 시작했다.
오히려 리뷰 덕에 안 보이던 문제를 고치기도 했다.
가게가 커지면서 작아진 나
‘나 없이도 돌아가게 만들자’는 마음
처음 3개월은 하루도 안 쉬고 나갔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는 못 간다.
그래서 직원 교육에 진심을 다했고,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제는 내가 잠깐 없어도 가게는 잘 돌아간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나는 내 삶을 조금씩 되찾았다.
골목대장이 되기까지
어느새 단골들이 생겼다.
“사장님, 오늘도 그거 있죠?”라는 말이 일상이 됐다.
그리고 길 건너 다른 가게 사장님들이랑도 인사하고, 가끔 같이 술 한잔 한다.
이제 이 골목에서, 나는 나름 ‘골목대장’이다.
물론 자만하지 않는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매일 같이 발걸음 해주는 손님들 덕분이니까.
마치며: 창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작고 예쁜 가게 하나 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공간이 된 것 같아,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참 고맙다.
만약 당신도 술집을 차리고 싶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쉽진 않지만, 후회는 없을 거예요.”
진짜 내 공간, 진짜 내 일, 진짜 내 손님.
그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바로 ‘골목대장’의 삶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술집창업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A. 저는 15평 기준으로 약 4,000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인테리어와 주방 설비에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갔어요. 물론 중고 설비를 잘 활용하면 2,500만 원 선으로도 가능해요.
Q2. 가장 중요한 창업 준비는 뭔가요?
A. 컨셉과 상권 분석입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가게와 손님들이 원하는 가게는 다를 수 있어요. 그 중간점을 잘 잡아야 해요.
Q3. 메뉴는 어떻게 개발하셨어요?
A.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었어요. 주로 저렴하고 빨리 나갈 수 있으면서, 술이랑 잘 어울리는 안주 위주로 구성했죠. 테스트 기간도 꼭 필요해요.
Q4. 손님이 없을 때는 어떻게 대응하나요?
A. 가게를 계속 알리는 게 중요해요. SNS 운영, 동네 플리마켓 참여, 근처 가게들과의 콜라보도 해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해요.
Q5. 창업하고 후회한 적은 없나요?
A. 당연히 힘든 날도 있었어요. 하지만 내 공간에서 손님이 웃고 갈 때, 모든 고생이 보상받는 기분이에요. 후회보단 ‘잘 버텼다’는 생각이 더 커요.